
꼭두의 계절은 2024년 방영된 MBC의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99년마다 인간 세상에 내려와 악인을 벌하는 저승신 '꼭두'와, 신비한 능력을 지닌 의사 ‘한 계절’의 운명적인 만남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작품은 전생과 환생을 오가는 서사, 죽음과 생명을 상징하는 인물 대비, 판타지 요소와 코믹한 감성이 뒤섞인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는 "사랑은 과연 그 사람의 본모습까지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내면과 감정의 복잡성을 판타지로 풀어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야심 찬 세계관과 메시지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한 구성과 연출은 시청자들로부터 호불호가 크게 갈리게 만들었습니다.
죽음의 신과 의사, 생과 사의 극단에서 피어난 운명적 사랑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설정으로 죽음을 다스리는 신이라는 무거운 존재와,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상반된 직업을 가진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단순한 로맨스 구조 이상으로 상징성이 강합니다. 꼭두는 인간이었을 때 신의 벌을 받아 저승신이 되었고, 99년마다 인간 세계에 내려와 죄지은 이들을 처단해야 하는 운명을 짊어졌습니다. 반면 한계절은한 계절은 외면받는 삼류 의대를 나와 힘들게 병원을 전전하지만, 사람을 살리려는 의지를 지닌 인물입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처럼 시작되지만, 전생에서부터 얽힌 인연과 저주, 기억과 죄책감이 서서히 밝혀지며 서사는 복잡하게 전개됩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왕자와 짐승’ 구조의 반전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로맨스 판타지는 '짐승이 왕자로 변하며 사랑받는다'는 구조를 따릅니다. 하지만 '꼭두의 계절'은 “왕자라고 믿었는데, 실은 짐승이었다. 그 짐승 같은 모습을 알고도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중심 테마로 삼습니다. 꼭두는 자신의 본질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고, 한 계절은 그 어둠까지 감싸 안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죽음과 생명의 대립, 사랑과 공포의 교차점,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는 이 드라마를 단순한 로맨스에서 한층 더 높은 철학적 메시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과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가장 추한 모습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자문을 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환생 로맨스의 감정선과 서사적 깊이
전달하려는 감정의 핵심은 ‘사랑은 기억을 넘어설 수 있는가’로 전생의 슬픈 기억이 현재에 영향을 주고, 그 기억을 극복하려는 인물들의 갈등은 깊이 있는 감정선을 이끌어냅니다. 꼭두는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죄 때문에 사랑을 두려워하고, 한계절은 자신의 삶이 왜 이렇게 꼬였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상처를 통해 성장하고, 용서를 배우게 되면서 드라마 중반부터 전생의 기억이 조금씩 복원되면서 감정선은 더욱 짙어집니다. 특히 꼭두가 한 계절을 죽였던 전생의 기억을 마주하면서, 사랑과 죄책감, 구원과 저주의 감정이 동시에 폭발하는 장면은 인상적입니다. “당신이 날 죽였잖아”라는 대사는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진심 어린 아픔과 갈등의 상징으로 보이면, 한 계절은 꼭두를 통해 자신도 특별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존감을 회복합니다. 이들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점차 변화하면서 꼭두는 사랑을 통해 ‘처벌자’가 아닌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찾고, 한 계절은 ‘피해자’가 아닌 ‘주체’로 거듭납니다. 이런 감정의 흐름은 시청자로 하여금 인물의 변화에 함께 몰입하게 만드는 순간과 더불어, 재회와 환생이라는 설정은 로맨틱한 요소로서도 충분히 기능합니다. 99년의 주기, 반복되는 저주, 기억의 파편이라는 장치는 서사의 구조를 더욱 복잡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줍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사랑했어요’가 아니라, “사랑했기에 용서할 수 있는가”를 묻는 작품입니다.
완성도의 아쉬움과 장르 혼합의 혼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완성도의 아쉬움과 장르 혼합의혼란으로 보입니다. 이 드라마는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멜로, 심지어는 시트콤적 요소까지 모두 담으려 해서 결과적으로 톤이 일정하지 않아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는 평들이 있습니다. 한 회차 내에서도 장르가 계속 바뀌는 느낌은 시청자로 하여금 혼란을 유발했고 코믹한 장면에서 웃다 보면 갑자기 비극적인 과거 회상이 나오고, 로맨스가 흐르다 뜬금없이 스릴러적 장면이 삽입되는 구조는 극의 일관성을 해쳤습니다. 이는 연출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대본 단계에서 장르적 정체성이 명확하게 잡혔다면 좋아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드라마 초반의 강렬한 설정을 중반 이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도 문제였습니다. 꼭두가 ‘악인을 벌한다’는 콘셉트는 서사 초반에만 짧게 등장할 뿐, 이후 대부분의 내용은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운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반복되는 일상 에피소드, 개연성 부족한 갈등 해소, 단편적인 사건 전개는 이 작품이 가진 독특한 세계관을 혼란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대사와 유머 코드 역시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의도적으로 B급 감성을 지닌 과장된 시트콤식 유머, 현실성 부족한 말투, 종종 엇나간 대사 톤은 어떤 시청자에게는 ‘신선한 실험’이지만, 다수에게는 몰입을 깨뜨리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즉, 정체불명의 장르 감성과 극적인 연출이 작품의 강점이 되기보다는 약점으로 드러났다는 점이 안타까운 포인트입니다.
이 드라마는 모든 면에서 완벽하진 않았지만, 특별한 메시지를 품은 드라마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짐승이라면, 나는 그 본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졌고, 이는 흔한 로맨스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주제로 작용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이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관계, 사랑, 용서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비록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이였으나, ‘꼭두의 계절’은 기억에 남는 질문을 던진 의미 있는 드라마로 감정 서사와 철학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시청한다면, 감동은 배가될 수 있으니 한번 꼭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