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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리뷰 (법조 오피스, 어쏘변호사, 로맨스)

by 블리해블리 2025. 12. 9.

서초동 포스터
서초동 포스터

 

서초동은 법정 밖의 현실을 밀도 있게 조명하는 리얼 법조 오피스 드라마입니다. 서울 서초동 법률타운에 위치한 대형 건물 한 채, 그 속에 입주한 각기 다른 로펌에 소속된 다섯 명의 어쏘 변호사들이 서로 얽히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화려한 법정 공방이나 정의 구현보다는, 회의실에서 열리는 서류 검토,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야근, 평가 시즌의 눈치 전쟁, 그리고 ‘이직’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 등 현실적인 변호사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작품은 법조인이 아닌 시청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직장인 성장 서사를 담고 있으며, 서사적 깊이와 감정선이 잘 살아 있는 웰메이드 오피스 드라마입니다.

법조 오피스드라마, 재판 대신 성과표 현실 로펌의 내부를 비추다

기존 법정 드라마와 다르게 화려한 법정 장면보다 오피스 내부를 중심 무대로 이어집니다. 대기업 소송, 반전 사건, 정의 구현 같은 법정물의 클리셰 대신, 변호사라는 직업의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주면서 준비서면 작성, 고객과의 통화, 사내 평가, 동료와의 긴장, 클라이언트 응대 등 일상적인 장면들이 주를 이루며, 이를 통해 '변호사도 결국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 줍니다. 드라마는 서초동의 한 빌딩을 중심으로, 층마다 다른 로펌에서 일하는 다섯 명의 어쏘 변호사들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9년 차 안주형은 냉정하고 이성적인 완벽주의자이며, 1년 차 강희지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신입 변호사입니다. 4년 차 조창원은 위아래 눈치를 보며 생존하는 전형적인 중간 관리자 포지션, 5년 차 하상기는 현실적 생존주의자, 8년 차 배문정은 커리어의 전환점을 고민하는 베테랑입니다. 각자의 연차와 상황에 따라 전개되는 고민과 시선이 달라서, 보는 이로 하여금 "나는 어떤 단계에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하면서 그들의 삶은 법정보다 오히려 우리 회사 회의실에 더 가깝습니다. 이직을 고민하고, 후배를 질투하고, 상사의 눈치를 보며, 퇴근 후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정리합니다. 결국 이 드라마는 법조계라는 배경을 가진, 현실 직장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시청자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다섯 명의 어쏘변호사, 커리어와 인간관계 사이

서로 다른 다섯 명의 어쏘 변호사를 중심으로, 각각의 삶과 가치관, 커리어 고민을 풀어냅니다. 안주형은 냉철한 업무 능력과 완벽한 커리어를 지녔지만, 인간관계에서는 빈틈을 드러냅니다. 과거 연인 관계였던 강희지가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로펌으로 입사하면서 그의 내면은 조금씩 흔들리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에게, 강희지의 존재는 그간 닫아두었던 감정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됩니다. 강희지는 이상을 품고 입사했지만, 상사의 냉정함과 로펌 시스템의 비인간성에 좌절을 겪으면서 법을 통해 사람을 돕고 싶었던 그는 현실의 벽 앞에서 갈등하고, 안주형과의 관계에서도 선을 넘지 않으려 애쓰지만 점점 끌리는 감정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 다른 층, 다른 로펌’이라는 구조 속에서 애매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감정이 축적되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조창원은 위와 아래 사이에 낀 중간 연차의 전형적인 직장인으로 윗선의 기대와 아랫사람의 눈치를 동시에 봐야 하며, 승진을 위한 성과는 부담이고, 동료와의 관계는 복잡합니다. 배문정은 로펌 내 실력자로 인정받지만, 조직 내 유리천장과 반복되는 루틴에 회의감을 느끼고, ‘제2의 커리어’를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하상기는 철저한 생존주의자로, 감정이나 정의보다는 워라밸과 안정적인 연봉을 선택하는 실용주의자입니다. 이처럼 다섯 캐릭터는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이들이 겪는 일들은 비단 법조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이 마주하는 삶의 단면을 그려주면서 드라마에서 우리 생활의 일부분을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습니다. ‘이 드라마 속 내가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감정이 묻히는 조직 안에서 피어나는 관계와 로맨스

감정이 묻히는 고직 안에서도 로맨스는 직설적이지 않고, 감정을 꾹 눌러 담은 잔잔한 물결처럼 흘러갑니다. 특히 안주형과 강희지의 감정선은 단순한 멜로 구조를 넘어서, 오피스 안에서 형성되는 감정의 복잡성과 억제된 로맨스를 잘 표현했고, 회의 중 짧은 눈빛 교환, 엘리베이터에서의 침묵, 로펌 옥상에서 나누는 한마디 대화가 모두 감정의 축적이 되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렘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장면들이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두 사람은 감정을 터뜨리기보다, 업무라는 명목으로, 조직이라는 구조 속에서 조심스럽게 관계를 이어나가면서 이들의 로맨스는 전형적인 직장 로맨스물처럼 ‘비밀 연애’나 ‘관계 공개’의 갈등이 아니라, 감정의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스며드는 느낌을 주기에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조창원과 하상기, 배문정 등도 서로의 커리어와 삶을 교차하며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해나가면서, 단순히 로맨스만이 아니라, 동료애, 라이벌 의식, 직장 내 갈등 등 다양한 인간관계가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내가 저 조직 안에 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저 절하게 만들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직장을 배경으로 한 인간 드라마이자, 법조라는 구조를 빌려 청춘과 커리어의 교차점을 진지하게 다룬 이야기입니다. 연애, 업무, 인간관계, 승진, 이직, 그리고 자아까지, 한 회 한 회가 직장인의 ‘오늘’을 기록하는 느낌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며 우리가 묻게 되는 건, 결국 이것입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에 정답은 없어도, 공감까지 느껴지게 만듭니다. 법정 밖, 사무실 안에서 살아가는 어쏘 변호사들의 현실을 그린 드라마로 법조인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직장인의 일상, 우리가 미처 몰랐던 로펌 내부의 세계, 그리고 청춘들의 고군분투를 담백하게 담아낸 이 드라마는, 법이 아닌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쏘변호사들의 이야기만 풀어낸게 아니라 점점 스며드는 로맨스까지 드라마 서초동을 보면서 슬며시 마음을 들여다보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