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방영된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과 가족, 개인의 고통, 그리고 사랑이라는 복합적인 테마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정경호와 전도연이라는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두 배우의 조합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매회 회자되는 명대사와 현실감 있는 전개는 시청자들로부터 큰 공감과 호응을 얻었습니다. 2024년과 2025년 현재에도 ‘일타스캔들’을 다시 보는 이유가 있는 만큼,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지금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작품의 서사 구조, 캐릭터, 사회적 메시지 등을 중심으로 ‘일타스캔들’을 재조명해 보겠습니다.
캐릭터가 만들어낸 현실감과 몰입도
‘일타스캔들’의 중심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스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과 반찬가게 사장님 남행선(전도연 분). 이 두 사람은 사회적 배경, 성격, 생활 방식 모든 면에서 다르지만, 어느 순간 하나의 사건을 통해 얽히고, 이들이 서로의 삶에 서서히 스며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최치열은 대한민국 입시 시장을 지배하는 ‘일타 강사’로, 돈과 명예를 모두 가졌지만 공허함과 번아웃에 시달리는 인물입니다. 그의 완벽주의와 예민함은 현대 사회에서 성공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피로를 대변합니다. 반면, 남행선은 조카를 키우며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현실적이지만 동시에 인간미 넘치는 인물로, 최치열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다주는 인물입니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치유’라는 키워드로 해석됩니다.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이들이 함께 웃고, 싸우고, 오해하며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특히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호흡과 디테일한 감정 연기가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매 장면마다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뿐만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의 서사도 탄탄합니다. 조카 해이(노윤서 분)를 자신의 딸로 키우면서 고등학생으로서 학업 스트레스와 정체성 고민을 겪으며, 부모 역할을 대신하는 행선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합니다. 다른 강사들, 학부모들, 그리고 입시 산업 내부 인물들은 이 드라마를 단순한 연애물이 아닌, 현실을 반영한 복합장르로 만들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입시의 민낯을 유쾌하게 풀어낸 이야기 구조
코미디와 로맨스를 주요 장르로 표방하지만, 그 속에 자리한 중심축은 명백히 대한민국의 입시 현실입니다. 강남 대치동 학원가, 치열한 경쟁, 상위 0.1%를 향한 광기 어린 집착,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현실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무겁고 피로감만 주는 방식이 아니라, 풍자와 유머, 따뜻한 시선으로 이를 풀어냅니다. 입시 중심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캐릭터들의 선택과 감정을 결정짓는 주요 동기가 됩니다. 예를 들어, 최치열이 겪는 정신적 고통은 단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성과로 평가받는 존재’가 느끼는 압박 그 자체이며, 이는 현대인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문제입니다. 행선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키운 조카를 딸로 키우면서 학부모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위해 학원가에 뛰어드는 장면은 많은 부모들의 불안과 책임감을 대변합니다. 드라마는 학부모들의 ‘순위 집착’, 고3이라는 시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학생들의 압박, 그리고 그 뒤에서 돈과 권력을 쥔 교육산업의 구조를 꼼꼼히 보여줍니다. 동시에 그 안에서 일어나는 따뜻한 인간관계, 우정, 희망을 통해 “그래도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면, 이야기 구성은 단순한 선형적 흐름이 아닙니다. 스릴러적인 요소(누가 누굴 해코지했는가?), 감동적인 성장 서사, 코믹한 오해 해프닝까지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섞여 있어, 보는 재미도 풍성합니다. 각 회차가 마치 작은 에피소드처럼 흘러가면서도 전체적으로 큰 서사를 만들어내는 구조는 매우 안정적이고, 끝까지 몰입도를 유지하게 합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메시지: 공감, 치유, 두 번째 기회
단순히 재미있는 드라마로 끝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오래 남는 이유는 보편적인 메시지에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아프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입시 경쟁이라는 배경 안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인생 굴곡을 보여줍니다. 완벽해 보이던 최치열도 병들고, 밝아 보이던 행선도 외롭고, 똑똑한 해이도 흔들립니다. 그리고 드라마는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지만,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을 때, 서로를 이해할 때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건 단순히 로맨스가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한 진심 어린 조명입니다. 또한 드라마는 ‘입시 성공’이나 ‘돈을 버는 것’ 자체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조명합니다. 치열하게 살아온 최치열이 결국 자신이 놓쳤던 삶의 소소한 즐거움과 진짜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은, 물질 중심의 사회에 던지는 작지만 강한 메시지입니다. 특히 학부모 세대는 물론이고, 청년 세대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아, 세대 간 대화의 창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2024년 현재,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성과주의는 더 심화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일타스캔들’이 주는 위로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코미디로 위장한 이 드라마는 결국 “지금 힘들어도, 당신은 잘하고 있다”는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콘텐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중 하나일 것입니다.
결론: 여전히 유효한 드라마, 일타스캔들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
이 드라마는 교육, 가족, 정신 건강, 사회적 압박 등 여러 층위를 한 편의 이야기 안에 녹여낸 ‘현실 감성 복합장르’입니다. 정경호와 전도연의 연기는 드라마 전체를 안정감 있게 끌고 가며, 세심하게 구성된 각 인물들의 서사는 시청자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2024년, 2025년에도 ‘일타스캔들’을 다시 보는 이유는 단순한 유행의 회귀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지금 우리의 삶과 여전히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입시든, 관계든, 번아웃이든, 우리 모두는 각자의 스캔들을 안고 살아가지만, 결국 사람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는 이 드라마는,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꼭 필요한 위로입니다. 지금 이 순간, 공감과 웃음, 따뜻함이 그리운 당신에게 ‘일타스캔들’을 다시 추천합니다.